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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능 & 시지각훈련

시각과 자세 : 눈이 몸의 균형을 만든다

by Vision Mom 2025.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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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은 단순히 ‘보는 기능’을 넘어 몸 전체와 상호작용하는 고차원적 감각 체계입니다. 눈으로 보는 행위는 머리의 움직임을 유도하며, 이는 몸통과 팔다리의 정렬에도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시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이 글에서는 시각과 자세의 관계를 살펴보고, 시기능 이상과 관련된 자세 변형의 대표적인 유형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시각과 자세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 눈은 중심축의 시작점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보기 위해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리거나 숙입니다. 이는 눈의 위치 변화가 곧 머리의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머리의 움직임은 척추와 몸통, 골반, 하지 정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이때 머리를 지지하고 정렬을 유지하는 중요한 구조가 있습니다.

R.C.P.M. (Rectus Capitis Posterior Minor와 Rectus Capitis Posterior Major)은 머리 뒤쪽, 첫 번째와 두 번째 경추에 부착되어 있으며, 양안시(binocular vision) 동안 머리의 중심축 정렬과 미세 조정에 기여합니다. 이 기능이 약화되면 머리와 몸통의 중심축 유지에 어려움이 생기고, 전체 자세 정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홍정선, 2024)

 


✅ Skeffington 모델로 본 시각의 역할

 

사진출처 : https://www.oepf.org/about-oepf/

 

 

행동검안학의 대가 A.M. Skeffington은 시각을 단순히 ‘보는 기능’이 아닌, 반중력(antigravity), 중심(centering), 확인(identification), 언어-청각(speech-auditory)의 네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중 ‘반중력'(중력에 대항하는 기능)은 눈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자세 유지와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사진출처 :  https://bucktodd.com.au/services/vision-therapy/

 


자세가 시각에 미치는 영향

 

 

사진출처 :  https://abcnews.go.com/Health/year-cerebral-palsy-celebrates-taking-independent-steps/story?id=56370753


자세의 변화는 시각 시스템에 부담을 줍니다. 머리와 눈의 정렬이 흐트러지면 시야가 비대칭적으로 왜곡되거나, 안정적인 시선 유지가 어려워집니다.

 

▶  머리 기울임 ≫≫ 양안 망막 상의 수직 정렬이 맞지 않게 되면(retinal vertical alignment mismatch) ≫≫ 공간 인식 오류, 즉 양안이 융합되지 않아 복시나 시공간 왜곡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깨높이 차이, 골반 뒤틀림 ≫≫ 양안 위치 차이 발생 ≫≫ 조절기능이상 유발

  장시간 잘못된 자세 ≫≫ 시각적 피로, 시지각 속도 저하, 주의집중 저하

 

특히 책을 가까이서 보거나 고개를 돌려 글을 읽는 습관은 양안 협응 불균형으로 이어지며, 학습 집중력 저하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시기능 이상과 관련된 자세 변형 유형

사시 (Strabismus)

 

우안 상사근 마비 : 우안 상전위(right hypertropia)가 나타나며, 복시를 줄이기 위해 머리를 왼쪽으로 기울이는 보상 자세를 취함. 비엘쇼프스키 머리 기울임 검사에서 머리를 마비된 쪽으로 기울일 때 상전위가 심해짐.

 

오른쪽 제4뇌신경 마비에서 머리를 오른쪽으로 기울일 때 오른쪽 눈의 상전위(hypertropia)가 증가함. / 사진출처 : https://eye.com.ph/cranial-nerve-palsy/

 

 

 

양안이 동일한 주시타깃(fixation target) 에 정렬되지 않을 때, 양안 융합(binocular fusion)에 어려움이 생깁니다. 보통 한쪽 눈을 중심에 맞추기 위해 머리 또는 몸을 기울이거나 회전시키는 자세 보상 전략이 나타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습관이 고착되어 경추의 회전, 어깨 비대칭, 골반 기울어짐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약시 (Amblyopia : 게으른 눈)

 

사진출처 : https://kraffeye.com/all-procedures/lasik/amblyopia

 

약시는 한쪽 또는 양쪽 눈의 시력이 시각 발달 과정에서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상태를 말합니다. 주된 원인은 사시, 부등시, 시자극 차단(백내장, 안검하수 등)이며, 이로 인해 뇌가 약한 눈에서 오는 시각 정보를 억제하고 좋은 눈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개나 몸을 기울이는 비대칭 자세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 부등시 (Anisometropia)

 

사진출처 : https://www.seevividly.com/info/Lazy_Eye/Amblyopia/Anisometropia

 

두 눈의 굴절력 차이가 클 경우, 더 잘 보이는 쪽 눈을 중심으로 시선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생깁니다. 그 결과 고개 돌림, 어깨 기울어짐, 체간 기울어짐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시각적 주시를 위해 지속적인 자세 보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 저시력 (Low vision)

 

저시력은 일반적인 안경, 콘택트렌즈, 약물, 수술로 교정되지 않으며, 학업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시각 손상 상태를 의미합니다. WHO 기준에 따르면 최대 교정 시력과 시야의 정도에 따라 저시력과 실명으로 구분됩니다.

 

구분
최대 교정 시력 (좋은 눈 기준)
시야 기준
저시력
20/70 (0.28) ~ 20/400 (0.05)
20도 이하
실명
20/400 (0.05) 이하
10도 이하

 

사진출처 :  https://slideplayer.com/slide/5859680/#google_vignette

 

저시력은 시야 협소, 중심와 손상, 대비감도 저하 등으로 인해 사물을 보고 인식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심와 손상이 있는 경우, 중심외 보기를 통해 사물을 보려 하며, 이 과정에서 고개를 돌리거나 머리와 몸통의 자세에 변화가 나타나는 보상적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저시력인은 시야를 확보하고 대상을 더 잘 보기 위해 이러한 보상적 움직임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자폐스펙트럼 (ASD)

 

 

 

자폐스펙트럼 아동은 시각 정보를 처리하고 사용하는 방식에 독특한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아동은 중심 시각(foveal vision)을 과도하게 추구하거나, 반대로 주변 시각(ambient vision)에 의존하며 중심 시각 활용이 어려운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Kaplan, 2006). 또한, 시각-전정 통합 능력이 약한 경우가 있어 머리 기울임, 손 흔들기, 발끝 걷기, 몸통 뒤틀림 등 특이한 자세나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시각과 자세의 관계

시각은 우리가 환경을 인식하고 반응하게 하는 핵심 감각이며, 동시에 몸의 중심축을 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시기능 이상은 단순한 시력 문제가 아니라 자세, 균형, 움직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신적 기능 문제입니다. 따라서 눈의 문제를 넘어서 몸 전체의 통합적 기능 회복을 위한 시각-자세 훈련이 필요합니다. 시각이 정렬되어야 자세가 정렬되고, 바른 자세가 유지되어야 시각 정보가 제대로 작동합니다. 이 통합적 접근이 시기능 훈련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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